Home > 진료지침의 개발과 평가 방법 > 진료지침 신규개발
진료지침 개발 과정은 실무적으로는 지침의 주제 선정, 선정된 주제의 범위와 지침의 목적결정, 이에 맞는 진료지침 작성그룹 (CPG writing group)의 구성에서 시작된다. 학회주도형이든 국가주도형이든 개발될 진료지침의 주제선정과 범위 및 목적의 결정은 진료지침작성그룹보다 상위의 관리위원회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상위의 관리위원회에서 어느정도까지 상세하게 주제 및 범위와 목적을 정할지, 어디부터 진료지침작성그룹의 재량에 맡길지는 나라마다 개발주체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여하튼 진료지침의 주제 및 범위와 목적이개발 전에 정해져야 하며 모든 것을 전적으로 진료지침작성그룹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은 분명하다. 진료지침의 주제를 어떻게 선정하고 범위와 목적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정할지에 대한 문제는 진료지침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개발 시작 여부를 결정하는 메커니즘이 어떻게 진행 되는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아래에서 외국의 대표적인 사례를 들고 국내의경우 뇌졸중 진료지침을 예로 하여 그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진료지침 개발의 교과서격인 SIGN (Scottish Intercollegiate Guideline Network)의 진료지침 개발과정을 참고할 경우 개발과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있다. <그림3-1> SIGN은 전체 이런 과정이 8개월에 걸쳐 진행될 수 있도록 공식화하여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진료지침의 개발 시작을 개인이나 그룹도 제안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영국의 NIC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의 경우 진료지침 개발의 시작점은 영국 보건성이 주제선정자문단의 권고안을 기반으로 주제를 결정하여 NICE에 제안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단계에서의 제안서는 진료지침이 다루어야 하는 영역에 대해 광범위하게 기술되는 수준이다. 이를 기반으로 NICE는 진료지침범위위원회 (Scoping group)를 구성하여 주제 및 주제의 범위, 진료지침의목적을 구체적으로 결정한다. NICE의 진료지침범위위원회는 National CollaboratingCenters (NCC)의 director나 senior staff를 포함한 전문가들, 지침작성그룹의 멤버들, NICE의 관련 전문가들, 환자 그룹 및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공히 참여한다. NICE에서 진행하는 진료지침의 주제 및 지침이 다룰 범위의 결정 과정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그림3-2>
학회주도형 지침개발의 대표격인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ACC)/American Heart Association(AHA)의 경우는 Task Force on Practice Guidelines(Task Force)란 최상위 관리위원회가 존재하며 여기서 진료지침 개발과 관련된 정책, 개별 진료지침의 주제 선정, 새로운 지침의 개발이나 기존 진료지침의 개작 필요성에 대한 모니터링 등을 관장한다. ACC/AHA Task Force는 이미 수년 이상 지침작성 그룹으로 일한 경력이 있고 학계의 존경을 받는 연장자 중에서 선정된다.
진료지침의 주제 선정은 해당되는 질병 부담의 정도(burden of illness), 해당 분야에 대한 충분한 진료의 변이(practice variation)가 존재하는지 여부, 진료지침 개발 및 적용으로 기대되는 질병 결과 개선 효과 정도 등에 의거해서 정해지게 된다. 특히 ACC/AHA는 주제 및 개발의 범위에 있어 비용이나 보험급여에 대한 고려는 가능하면 배제할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약 비용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경우 진료지침작성그룹은 기존의 근거만을 사용해야 하며 이를 위해 추가적인 경제성 분석을 시행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권고안은 반드시 과학적 증거에만 근거할 것이고 가능하면 비용효과성을 고려하지 않되, 만약 고려해야 할 경우에는 이를 반드시 명시할 것을 권하고 있다.
아래는 ACC/AHA의 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에서 제공하는 지침의 범위 및 목적에 대한 Check list이다.
아직 진료지침개발의 초기 단계에 있는 국내 현실에서 상술한 것과 같이 진료지침의 범위와 목적을 정의하는 과정이 개발 초기 단계에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예를 찾기가 쉽지는않다.
대한뇌졸중학회 및 뇌졸중임상연구센터에서 뇌졸중 임상진료지침 개발과정에 수행했던 일련의 과정들을 요약제시하면 <그림3-3>과 같다.
진료지침의 개발에 대해 이해가 깊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탓에 개별 집필위원부터 최상위의 운영위원회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역할이 다소 중복되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점이 있었다. 그러나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우리의 실정에서 가능하면 많은 사람에게 진료지침개발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향후의 개발인력 확보란 측면에서 중요하다고판단되었다.
정리하여 보면, 우선 진료지침의 범위에는 아래 사항이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진료지침의 개발목적은 사용자(보건의료인이든 환자든지)가 관련 주제에 대한 근거를 분명하게 이해하고 이를 적용하는 것을 돕기 위한 권고안을 개발하는 데 있다. 따라서 진료지침 개발자는 개발의 시작단계에서부터 진료지침 개발의 구체적인 임상적 목적을 명심하고 있어야 하며 사용자들에게 어떤 형태의 도움을 줄지, 또는 사용자가 진료지침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고려하며 진료지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진료지침의 주제를 선정하고 범위와 목적을 결정하는 것이 진료지침 개발에 있어 중요하면서 매우 정치적인 행위임을 분명히 하고 싶다. 단순히 진료에 변이가 있다는 것만으로 개발을 결정하는 것은 성급할 수 있다. 진료의 변이가 현재 제시된 근거에 대한 지식과 이런 근거의 임상적 실행 사이에 괴리로 발생하면서 진료지침을 개발하고 보급함으로써 이를 개선할 수 있을 때 개발이 결정되어야 할 것이며 이런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주제 선정과 개발 범위의 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에 관련 이해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의견 교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개발된 진료지침이 널리쓰일 수 있고 그럼으로 진료의 질적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